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냉각 국면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PC·모바일 부문에서 재고가 과잉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과 내년 이후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과 대만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과감한 투자와 생태계 확장을 동시에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1. iM증권,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했습니다
iM증권은 24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9조9000억원에서 8조3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한 목표주가 역시 기존 7만20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낮췄습니다.
• 재고 부담 심화
PC·모바일 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고객사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메모리 단가 인하가 불가피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 비용 증가 요인
올해 4분기 삼성전자가 임직원에게 지급할 상여금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이고, 시스템 LSI 부문에서도 가동률 개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적자폭 축소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하락 사이클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2. “하락 사이클 이제 막 시작…컨센서스 추가 하향 가능성 있습니다”
iM증권은 2025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24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면서, 이는 전년 대비 약 29% 감소한 수치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와 비교할 때 다소 보수적인 수준입니다.
송 연구원은 “반도체 하락 사이클이 막 시작된 만큼 시장이 지금까지 전망했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가 추가로 하향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현재 삼성전자 주가에는 이러한 하락 사이클의 위험이 어느 정도 선반영되어 있지만, 내년 실적 기대치가 실제로 조정된다면 주가 상승 폭도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3. AI 반도체 시장서도 ‘생태계 구축’이 핵심 과제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생태계 구축’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와 TSMC의 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되면서,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양상입니다.
• 엔비디아의 대만 투자 의지
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향후 5년 내 대만에 대규모 연구개발(R&D)·설계 센터를 신설하고, 최소 1000명의 엔지니어를 채용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 패키징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TSMC와 긴밀히 협력해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 TSMC, 차세대 칩 수주 경쟁력 강화
엔비디아가 대만 현지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경우, TSMC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생산을 안정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대만 반도체 생태계를 더 공고히 하며,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에서 TSMC와 엔비디아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4. 삼성전자, 미국서 투자 확대…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을 적극 활용해, 미국 본토에 선단(先端) 공정을 구축하고자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2나노 공정 분야에서 수율(양품률)을 조기에 안정화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4나노 건너뛰고 2나노에 ‘집중’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4나노 공정보다는 더 앞선 3나노, 2나노 공정에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양산 및 고객사 맞춤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 패키징 공장 건설 취소, 투자 속도 조절?
삼성전자는 당초 검토하던 미국 내 패키징 공장 건설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미국 본토에서의 생산라인(팹) 확대와 달리, 패키징 공장에 대한 투자는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TSMC 연합이 대만의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다져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투자 우선순위와 속도 조절 방안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최병덕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HBM처럼 고성능 메모리는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을 지속 발전시켜야만 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라며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 공장을 성공적으로 가동해 애플·퀄컴 등 대형 고객사를 유치한다면, 미국 내에서 자체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5. “주가 단기 급락은 제한적이지만, 본격 상승은 시기상조입니다”
iM증권은 이번 리포트에서 “반도체 하락 사이클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현재 시장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 주가가 당장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PC·모바일 수요 부진과 AI 서버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중장기 전략과 투자 행보가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6. 결론: “미국과 대만 양강 사이에서 삼성전자의 선택이 관건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PC·모바일 부문 재고 누적과 AI 반도체 경쟁 격화라는 이중 고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TSMC 연합은 대만 현지 생태계를 공고히 하며 AI 패권을 지속 확대하려는 모습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지원책을 발판 삼아 새로운 생산기지 구축과 첨단 공정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메모리 하락 사이클이 막 시작되었다는 평가가 우세한 만큼, 시장이 내놓는 실적 추정치도 더욱 보수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전자가 어떻게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고, 미국-대만 두 축 사이에서 기술력과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가 반도체 업계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주가 반등 시점 또한 이러한 선택과 실행 전략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